7번방의 선물(2012년 作)
감독 이환경
주연 류승룡, 박신혜, 갈소원, 오달수, 박원상, 김정태, 정만식, 김기천
"세일러 문" 오프닝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아빠와 딸. 주인공 "용구"(류승룡 분)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딸아이에게 "세일러 문" 가방을 사주기 위해 월급날만을 기다리는 딸 바보다. 마지막 남은 가방을 다른 아버지가 딸에게 사주려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라, 자기 딸에게 선물해 줘야 한다면서 가방에 매달리기 시작한다. 이런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을 취하는 이유는 말 그대로 바보이기 때문이다.
우연한 계기로 인해 유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리게 되는 주인공 "용구"는 바보라는 이유로 아무런 변명도 제대로 못한 채, 자신의 딸이 보는 앞에서 경찰차를 타게되는 상황에 놓인다. 그리고 속전속결의 감옥행이 이루어 진다.
교도소 7번방에 입방을 하게된 "용구"는 얼굴 만큼이나 다양한 경력의 죄수들을 만나게 된다. 건달, 사기꾼, 간통범, 자해공갈범 등의 방내 기존 멤버들은 '유아유괴살인 및 강간범'의 죄목을 지니고 들어온 "용구"를 인간 쓰레기 취급하며 구타를 하게된다. 죄목을 읽을 때 마다 격한 분노를 표출하며 구타를 하다가, 마지막에 구형부분에 "사형"이라는 문구를 읽고 나서야 구타를 멈추게 된다.
어느날, 감옥내 조직간의 싸움에서 7번방 방장인 건달 "소양호"(오달수 분)의 목숨을 구하게 되는 "용구"는 생명을 구해준 보답으로 자신의 하나뿐인 딸 "예승"(갈소원 분)을 보고 싶다고 말한다. 건달의 조직력을 통해 어린 딸아이를 감옥내 7번방으로 데려오기는 하는데...
영화의 초반부 부터 심상치 않은 부드러운 앵글과 조명이 손수건을 준비하라고 이야기 하는 영화다. 자신의 의도나 행동의 진실성 따위는 "바보"라는 사회적인 선입견으로 인해 증발되어 버린지 오래인 주인공의 모습은, 너무 부끄러운 나 자신의 내면을 보이는 듯하여 슬펐다.
딸만 아는 진짜 바보 "용구"를 통해, 감독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일까? "바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적인 냉대 이상의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대상으로 상대를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법을 수호해야 하는 경찰이건, 범죄자건 똑같다. 아니 오히려, 상대방의 진심을 알아보지 못해 실수한 범죄자들 보다는, 자신의 안위와 평안을 위해 상대를 무참히 죽음으로 몰아가고자 하는 경찰이 더 잔인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진짜 경찰을 이렇다고 하는 내용은 아니다. 바로 깨끗하다고 스스로 여기는 우리 자신들의 모습도, 상대방을 선입견으로 대하는 태도가 남아있다면 범죄자보다 더한 사람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용은 잔잔한 코믹요소가 많아서 재미있지만, 반복되는 웃음과 울음으로 인해 상영관을 나올 때에는 조금 얼굴 마무리를 잘해야 하는 영화다.
[영화 평점 및 scene stealer]
평점 : 4.0 / 5점
scene stealer : 바람같은 잽(?)을 날리며, 조선 나이키를 신은 오달수 씨의 모습은 정말이지 타고난 '찌질이'라는 생각이 가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