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18일 금요일

할인쿠폰에 대한 고찰

오랜만에 아침을 회사 지하의 맥도날드에서 했다.
맥모닝이라는 제품. 별로 맘에드는 제품은 아니지만
그래도 굶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 보다는 훨씬 낫기에 가게에 들어섰다.

생각보다 줄은 길었고, 바로 앞에는 두명의 여성 고객이 있었다.
아마도 함께온 친구 같아 보였다.

잠시 후 앞쪽 고객의 순서가 되었을 때에, 조그마한 실랑이가 있었다.

별로 남의 일에는 무관심한 편이지만, 그래도 워낙 가까운 거리이기에 듣지 않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내용인 즉, 고객 두명은 할인 쿠폰을 5장을 가져와서, 5명분의 제품을 구매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쿠폰은 1인 1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고,

점원은 두명이 오셨으니, 2장을 사용하셔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이에 고객들은 "5장을 쓰려면 5명이 다 와야 하는것인가" 하는 반문을 당연히 봐줄 수 있는 내용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했다.

점원은 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2명이 오셨으니 3명치 쿠폰까지는 이용이 가능하게 해주겠다고 하고 처리를 해 주었다.

제품을 받고 돌아서는 고객들의 표정은 불만스런 표정이였다.

오늘의 작은 실랑이를 보면서 생각해 보았다.
고객은 쿠폰에 적혀있는 내용을 모르고 찾아온 것은 아니였다.

당연히 1인 1장의 쿠폰 사용정책에 대해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할인 쿠폰이라는 것은 당연히 주어지는 권리가 아니라, 고객에게 서비스로 제공되는 것이다. 단지, 1인 1장의 이용정책만 지켜달라고 하는 것인데...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고객이 자신의 권리와 의무중 권리만을 마치 자신의 기본권인양 요구하는 태도가 맘에 들지는 않았다.(난 매우 고지식한 사람이다.)

하지만,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아니 그보다는 고객은 왕이다라는 정신이 먼저였는지도 모르겠다.) 매장에 찾아와서 자신들의 요구를 했다.

국민학교(요즘은 초등학교지만)에서 배운 기준에 의하면 고객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고,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세상살이 갑과 을은 존재하고, 이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렇듯 무리한 요구를 100% 수용해 주어야만 고객은 만족할 수 있다.(사실 다 해주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고,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이러한 것을 그대로 가르쳐 줄 수는 없다.

원칙이 무었인지는 가르쳐야 하기에.

오늘도 별 영양가 없는 식사를 하면서, 사람은 결코 평등할 수 만은 없다는 사실은 생각해 본다.

2008년 3월 20일 목요일

내가 가진 모든것

[창세기 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천지창조 이전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오늘 청년예배때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였다. 나는 당연히 하나님 이라고(속으로) 대답했다. 성경말씀에 따르자면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하셨고, 하나님께서 지으시지 않은 것이 이 세상에 하나도 없다고 하셨으니 당연히 하나님이 천지창조 이전에 계신 유일한 존재가 아니겠는가? 잠시 후에 나는 한가지 더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감사했다. 그것이 무었일까? 여러분들도 잠시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내가 좀 성격이 급해서 답은 다음 단락에 쓰도록 하겠다.
  내가 생각해야 했던 것은 바로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Nothing)로 낮아져야 한다는 사실이였다.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 천지를 창조하실 계획을 세우시고 그 의지대로 이 세상을 아름답게 지으셨다. 아무것도 없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아무것도 없었기에 하나님의 온전하신 계획이 아름답고 완벽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 내가 낮아질 수록 내게로 향하신 하나님의 온전하신 계획이 이루어 질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낮아지고 하나님 앞에서 무지함을 고백함으로 하나님을 높일 때, 기쁨으로 채워주심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 것이다.
  새벽기도를 다니면서 하나님께 이것 저것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무지 많았다. 내가 없는 것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코 내가 없는 것이 없는 것이 아니였음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없다고 혼자 우는것이 아니라, 없는 존재임을 고백하고 하나님께 나아갔던 그순간 하나님은 내게 향한 계획들을 세우시고 날 위해 가장 아름답게 이행하시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순간 내안에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 그 자체가 내가 얼마나 부유한 삶을 살고 있는지 감사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태초에 모든 것을 창조하신 주인이 내 안에서 '너는 내아들이라' 라고 말씀하시는 것만큼 기쁘고 감사한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
  로또를 1등하면 수십억을 갖게 된다.(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 로또 당첨이 진행중이다 ^^;;) 하지만 그 돈으로는 결코 죽어버린 백합화를 살릴 수 없다. 하나님은 모든것을 주관하신다. 그리고 들에 피어있는 작은 백합화 조차도 하얗고 아름답게 입히시는 세밀하신 분이 나에게 지금 말씀하시고 계신다.
  태초에 하나님이 김성호를 창조하시고 삶을 주관하시니라

2008년 3월 17일 월요일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2006년 1월 19일. 새벽기도를 마치고 집에 도착해서 잠시 이력서 보낼 곳을 찾아 보았다. 전날까지 이력서를 보내고 약간은 부담스런 마음으로 잠들었다가, 새벽기도를 다녀왔다. 역시 밤중에는 새로 추가된 업체들이 없었다.(만일 추가된 업체가 있었다면 리스트를 만들어서 절대 이력서를 쓰지않는 리스트로 활용했을 것이다. 난 새벽에까지 직장에서 일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 
  잠시 잠을 청했다가 9시 반쯤 깨어서 QT를 했다. 했다기 보다는 조용히 말씀을 읽고 QT책자에 나와있는 해설을 읽는 정도였다. 그 읽는 것이 거의 끝나갈 때쯤부터 사건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결같이 똑같은 문구의 목소리 들이 내 핸드폰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김성호씨 맞으시죠? XX취업사이트에 이력서 올려 놓으신 것 보고 전화드렸습니다'

아침  9시 44분   아침  9시 45분   아침  9시 53분   아침 10시  5분   아침 10시 23분
아침 10시 40분   아침 10시 46분   아침 10시 52분   아침 11시 18분   아침 11시 21분
아침 11시 31분   아침 11시 32분   아침 11시 45분   오후  3시 29분   오후  4시  9분
오후 5시 16분   오후 6시 8분   오후 7시 16분

이상은 내 핸드폰으로 울려온 취업 인터뷰 요청 전화들로, 전부 다른 업체들이였다. 주여~!!

  정말 요즘같은 시기에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과자 가게에 가서도 뭘 먹을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나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들이였다. 우선 순위를 정해서 인터뷰에 응할 업체들을 골라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것은 점심때 쯤이였다. 올해 결혼이라는 목표가 있었으므로(현재 돈이 없는 상태이지만 과감하게 세운 올해 목표중에 한가지 이다.) 프리랜서는 좀 사양해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은행 융자등을 고려하면 번듯한 취업증명서 라는 서류가 필요했으므로) 면접 스케줄을 잡기위해 오랜만에 다이어리에 시간약속을 기록하고 정리해서 2일동안 면접볼 내용만 요약을 했다. 그 이상 면접을 보고싶지는 않았다. 어차피 일이라는건 어딜가나 마찬가지고 면접을 많이 본다고 해서 연봉이 1,000만원 차이가 나는 곳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으니까.

  어찌되었든 1일차 면접을 시도했다. 총 4건의 면접을 오후동안에 봐야 했기에 여기저기 길거리를 오랜만에 배회했다. 첫 면접장소에 가기전에 고등학교 선배를 만나기로 한 약속이 있었기에 먼저 만나고, 시간에 맞춰 출발을 했다. 그런데 첫 면접장소에 도착한 것은 20분이나 늦은 시간이였다.(ㅜ.ㅡ 우울) 그래도 이야기는 잘 되어서 원하는 최소연봉 수준은 이야기가 되었다.

  두번째 업체로 이동하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서울역으로 가기위해 1호선을 탔는데... 선로 문제로 20여분이나 연착되었다. 나중에 저녁에 집에와서 뉴스를 보니 밤 9시가 되어서야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결국 다행히도 5호선을 갈아탈 수 있는 역이라서 좀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고 30분 이상 늦게 도착했다.(ㅜ.ㅜ 좌절) 그래도 이곳에서도 이야기가 잘되었다.

  세번째 면접지로 이동하기 위해 또 다시 지하철을 탔다. 이런... 이번에는 정말로 머리털 나고 첨을 겪는 일을 당했다. 지하철을 운행하시는 차장님의 목소리가 스피커로 흘러나왔다.

  '지금 지하철 내에 급한 환자가 발생하여 잠시 지하철이 대기중이오니 손님 여러분께서는 조금만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3부터 지금까지(고딩 3년 제외하고) 모든 출퇴근 및 등/하교, 심지어는 군대도 지하철로 출퇴근 했던(절대 현역이였음을 밝히는 바이다 ㅡㅡ^) 나로서도 처음겪는 일인 것이다. 어쨌든 그 환자 분으로 인해 또 한번의 먼접 지각이라는 사태를 겪었다. 그래도 이야기가 잘되어서 연봉협상은 최소보다 200만원 정도 올려서 이야기가 되었다.

  마지막 면접지로 이동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어디를 골라야 할지 아직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과연 얼마나 내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역시 아침에 기도했던 대로 선택 조차도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맞는것 아닌가? 그래서 이동중에 이렇게 기도했다.

  '내게 예비하신 산지를 주시되 둔한 제가 구분하여 알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면접에 지각하지 않을 수 있게 하시고, 면접중에 하나님을 나타내게 하소서'

  마지막 면접지로 가기위해 지하철을 이용했다. 좀 늦은 시간이라... 퇴근 지하철을 타기가 쉬운것은 아니였다. 만원 지하철을 타고 혜화동에서 내려 회사위치를 찾기위해 밖으로 나갔다. 처음에 위치를 잘 몰라서 지도를 보았는데 건물 이름이 지도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것이였다. 웁... 그래서 회사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띠리리리링~(배경음악) 지금은 업무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내일 다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ㅠㅠ 좌절이였다. '여기는 아닌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고 열심히 찾아보았다. 무작정 이쪽이 아닐까 싶은 방향 200 미터쯤 걸어갔다. 그랬더니 지하철 역 근처에서는 보이지 않는 위치에 찾는 건물이 있었다. 오홋~. 면접장소에 도착해서 시계를 보니 딱 면접시간에 맞춰 도착 할 수 있었다.(으흠 기대가 되는군) 회사소개를 듣고 나에대한 내용들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처음 대화가 나에게 매력적이였다.

  '종교가 어떻게 되시나요?' '기독교 입니다'
  '어디 교회를 다니시나요?' '저희 동네에 있는 XX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여기서 교회명을 밝히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제가 쓰는 글이나 내용들이 제가 소속되어 있는 교회에 누가 되는 일이 혹시라도 발생할까 하는 염려 때문이므로 저를 알고, 저와 같은 교회를 다니고 계신 독자라면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날 면접중에서 종교에 관한 질문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리고 이제까지 다녀본 면접중에 교회 위치까지 묻는 경우는 당연히 없었고. 아마 이쯤에서 내 맘속에 잠정 결정은 내려진 듯 싶다.
이곳이 내게 주어진 산지인가 보다.

  여기까지 읽는 독자중에 기독교 인이 아닌 경우는 뭐 우연이나 그런거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감히 한마디 올리고 싶다. 오늘 내게 일어난 이런 여러가지 사건들(결코 내가 이력이 좋아서 연락이 많이 왔다고 생각지 않는다. 군경력 밖에는 없는 특히나 전산쪽 업종이 얼마나 사회에서 인정 받을 수 있겠는가)과 나이 많은 노처녀의 성격 괴팍함을 맞추는 쪽집게 신림동 도사들 중에 어느쪽이 더 기적적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평소에 존경하는 인물을 이야기 하라면 '갈렙'의 이름을 대답하고는 한다.
여호수아와 같이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믿음으로 담대한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사람.
나이 85세에 40세 때보다 강건하여 전쟁에 나갈 정도의 자기 관리가 투철했던 사람.
그리하여 가장 크고 견고한 성읍을 믿음으로 차지할 수 있었던 그 신앙의 선배를 가장 존경한다.

  그날의 기적을 추가로 이야기 하자면 집에 도착해서 새로이 날라와 있는 10여통의 메일에 답신을 보냈다. 이미 마음속으로 내가 나아갈 산지를 결정한 나로써는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메일로 연락받았던 김성호 라고 합니다
   죄송스럽게도 다른곳에 인연이 생겨 귀사에 지원하지는 못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