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7일 수요일

의사결정과 수행

미 해병대가 내놓은 간결한 군사 전략서 Warfighting 에는 의사결정 규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지휘관이 결정을 내리고 공표할 때까지 하급자는(자기의 의견이 상급자와 다를지라도) 솔직하고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지휘관이 일단 결정을 내리면 하급자는 자신의 결정인 양 지시하고 따라야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한가지 해결책을 갖지는 않는다.  그리고 한가지 결과를 갖지도 않는다.  다양한 접근방식과 목표가 존재할 수 있기에,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만일 문제해결을 위한 회의에서 의견제시가 없다면 회의따위가 오히려 시간낭비인 가벼운 사안인 것이거나, 회의참석 구성원 자체가 잘못 선정된(문제에 무관심 하거나, 관련이 없는 사람들) 경우일 것이다.

그렇기에 여러가지 의견제시가 많은 환경일 수록 발전 가능성은 높아진다.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열정적이라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근거없는 의견이나 타이밍이 맞지 않은 의견은 문제해결 보다는 문제 나열의 "토크쇼"를 만들어 낸다.

그렇기에 미 해병대에서는, 실제 해당 분야에 가장 최신/정확한 정보를 지닌 하급자(실무자)의 의견을 중시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대목은 "솔직하고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해야 마땅하다." 라는 문장이다.  이는 하급자(실무자)가 꼭 해야 하는 일이라는 즉,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말이다.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야 하는 것 만큼 중요한 부분은 최종결정에 대한 수행이다.  자신의 의견과 상이한 결정이 선택되었을 때에도, 자신의 결정인 것처럼 동참한다.  이는 자신이 속한 팀의 집중력을 증가시켜 자신의 태도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기본자세인 것이다.  이렇게 집중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좋은 결과가 없었다면, 이는 지휘관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겠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경우에는 하급자(실무자)도 동일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

스토리보드는 그림판인가?

스토리보드는 여러가지 업무에 있어서 관련자들의 커뮤니케이션에 매우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로만 전달하면, 청자들은 듣고 잊어버리거나 이해를 잘못하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데, 스토리보드를 작성하는 연습이 부족한 경우나 스토리보드의 필요성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스토리보드를 단순한 그림판 정도로 생각하고 작성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서 최종 목표를 보여주는 역할 만으로도 큰 역할을 담당한 것이겠지만,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여러가지 고민들)을 표현하지 못했다면 스토리보드 라기보다는 타겟보드라고 하는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단순한 목표만을 제공한다면, 목표 실현의 과정에서 담당자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진행할 수 있다.  스토리보드는 해당 내용을 참조하는 모든 이들이 같은 생각과 목표를 갖고 분업화된 업무를 진행하여, 순조롭게 최종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데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무언가 고민을 한 뒤에는 고민한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에 대한 설명도 함께 제공하여야 단순한 그림이 아닌 진정한 스토리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이처럼 장황하게 이야기 하는 것은 나도 똑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위해서 이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맡겨진 일에 여러가지 깊은 사색을 하지 않거나, 생각한 내용을 대충대충 정리하여 타인에게 보여주는 그런 일들 말이다.